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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동글dongle

번역: 문호영 | 기존 번역: 박초롱

대괄호 내 내용은 번역가가 이해를 돕기 위해 추가하였습니다.

‘장애 동글’은 2019년에 내가 지은 말로, 디자인과 엔지니어링 분야 종사자와 전공 학생들이 ‘혁신적인’ 장애 솔루션이라 일컬어지는 시제품의 개발을 주도하는 현상을 지적하기 위한 용어다. 이 용어는 장애인을 ‘위한’다는 디자인과 기술이 장애인 당사자들이 가진 정당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주류의 관심과 찬사를 받는 현실을 꼬집는다.

트윗:

장애 동글: 존재하지도 않는 문제를 해결하려 드는, 좋은 의도로 개발되었고 우아하지만 쓸모가 전혀 없는 솔루션. 주로 디자인 학교나 IDEO에서 착안하고 제작한다.

나는  시장에는 결코 도달하지도 못할 시제품을 장애인 피험자들에게 사용하도록 하고는 원하는 가치를 추출한 후 그들을 내팽개치는, 이 분야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에 대한 반응으로 이 표현을 농담삼아 제안했다. 그렇지만 표현의 논점은 금세 명확해졌다. 동글dongle은 기기간 접속을 가능하게 하는 케이블이고 장애 동글은 장애인을 비장애인 중심 사회에 적응시키는 물건이다. 둘 다 사용하는 주체가 정상성을 추구하는 체계와 호환될 수 있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다. ‘동글’이라는 단어의 기원은 불투명하고 학계의 도시괴담에 싸여 있지만, 그 단어가 실없는 말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다. 그렇기에 ‘동글’이라는 말은 트라우마로 인해 반사적으로 웃음을 불러일으키는, 사회적 추출, 생산, 그리고 유통 패턴에 연루된 우스꽝스러운 물건의 명칭으로 딱 맞는다.

장애 동글에는 장애의 사회기술적 체계에 대한 이해가 근본적으로 결여되어 있다. 「뉴욕타임즈」는 2019년 트윗에서 이를 드러냈다. “구글 글라스를 기억하시나요? 스탠포드 대학 연구진은 구글 글라스가 자폐 아동이 상대방과 눈을 마주치며 대화하고 감정을 인식하도록 가르칠 수 있을지 탐색하고 있습니다.”[1]

위 트윗은 자폐 아동의 의사소통이 규범 사회가 강제하는 기준에 부합하지 않을 때 어떠한 나쁜 일들이 일어나는지를 묘사하는 기사를 소개하고 있다. 기사에 언급된 연구진과 기사를 쓴 기자 모두 규범사회의 규제적 폭력에서 문제를 찾기보다 순응하지 않는 아이들에게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그들은 자폐 당사자에게 궁극적으로 해결책이 아니라 문제가 되는 솔루션을 제안했다.

미디어는 장애의 사회기술적 맥락에 능통한 개개인을 전문가로 대우하지 않기에 우리들은 기사 본문이 아니라 댓글란에 등장하곤 한다. 자폐인 여성 로라는 뉴욕타임즈의 트윗에 답글로 질문을 남겼다.

트윗:

자폐인에게 순응하라고 강요하기보다 비-자폐인에게 사회적 소통 방식에는 여러 방식이 있다는 걸 받아들이게 하는 데 초점을 맞출 수는 없나요? 눈을 맞추는 건 고통스럽고 어려울 수 있을 뿐더러 소통이나 감정을 인식하는 데 필수적인 게 아닙니다.

장애 동글의 여러 기능들은 서로 긴장상태에 놓여 있다. 이 기기가 ‘돕고자 하는’ (또는 이 기기를 ‘함께’ 디자인한) 장애인 사용자에게 장애 동글은 좋게 말해 실험적이다. 즉 이론적으로는 기대해볼 만하나 실제로는 달성 불가능한 목표를 갖고 있다. 최악의 경우, 장애 동글은 장애인 사용자에게 규범을 강요하거나 치료를 명목으로 피해를 입힌다. 그리고 비장애인에게는 손쉽게 소비할 수 있으며 소비만으로도 선한 일에 기여하고 있다는 기분을 주는 컨텐츠를 읽고 퍼트리는 행위를 통해 그들 또한 ‘사용자’가 되었음을 자각하지 못하게 한다. 장애 동글은 비장애인이 장애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에 의존하고 있기에, 비장애인은 자신이 ‘사용자’로 연루되고 있음을 인식하지 못한다.

감정적 설득력을 지니는 서사는 브랜드가 제시하는 메세지를 복제하기만 하는 컨텐츠 생산자들을 통해 인터넷에서 재빠르게 확산된다. 컨텐츠 생산자들이 직접 사실 조사를 하거나 새로운 디자인을 통해 혜택을 받을 대상을 인터뷰하는 일은 드물다.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여섯 곳 이상의 매체에서 [미국의 체인 약국 겸 편의점] CVS와 기업 ‘마이클 그레이브스 건축 및 디자인’과의 자택 건강관리 제품 협업[2]에 대해 기사를 올렸지만, 그 중 장애 당사자를 인터뷰한 기사는 단 하나도 없다.

사람들이 장애 동글을 좋거나 쓸모 있는 것으로 가정할 때, 장애 동글을 비판하는 우리는 악역으로 몰린다. 사라 아메드가 『불평Complaint』에서 썼듯, “불평하는 자가 된다는 건 문제의 근원으로 지목 받는 것다” (2021, 3쪽). 근래 일어난 온라인상 대화에서 시인 엘리스 A. 스미스는 “청력을 잃은 사람들”을 위한 증강현실 안경을 소개하는 트윗에 다음과 같은 답글을 달았다.

트윗:
증강현실 기능을 갖춘 새로운 안경은 청력을 잃은 사람들이 소리언어를 글로 바꿔 볼 수 있게 합니다.

이에 스미스는 그의 청각장애인 자매를 인용해 이렇게 답했다.

트윗:

청각장애가 있는 가족에게 이 트윗을 보내고 의견을 물었더니 돌아온 답.

“풉. 자, 생각해봐. 자막이 항상 정확하진 않아. 금방 엉망진창이 된다고. 이게 공공장소에서 어떻게 작동할지 상상도 못하겠다. 길을 걸으면 주위에서 대화들이 번쩍거리겠지. 게다가 내가 쓰는 안경은 다초점이라고.”

좀 제대로 하세요.

제이크 M. 애벗이라는 커뮤니케이션 전공생은 엘리스에게 답글을 남기면서, 이 안경을 만든 이가 불충분한 정보를 토대로 제작하긴 했지만 선의를 가지고 만든 것을 비판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트윗:

당신이나 당신 가족에게 상처 줄 생각은 없지만, 솔직히 좀 시니컬하시네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겪는 소통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라면 어떤 결함이 있든 칭찬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메드는 또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불평함으로써,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해 설명할 도구가 생긴다”고 말했다 (2021, 19쪽). 그래서, 정리하자면: 장애 동글은 영웅적인 디자이너-주인공이 만든 프로토타입이 디자인 문제에 대한 기술-유토피아적 해결책(또는 결말)을 제공하여 비장애인의 상상에 소구하는 현대판 동화다. 장애 동글을 둘러싼 수사는 구조적인 변화 대신 간단한 비법에 가치를 두도록 하며, 따라서 이미 존재하는 논의를 찾아나서거나 그에 참여하고 기여하는 것을 방지한다. 이러한 물질-담론적 현상 (디자인된 물건과 그것의 의미를 구성하는 담론)을 명명 함으로써 우리는 분석의 초점을 장애를 가진 우리의 몸에 대한 그릇된 우려에서, 분석 대상에서 아예 비껴나 있었던 비장애인 개발자들 본인의 의도와 야망으로 옮겨 오고자 한다.

분석

2011년 초, HP 랩에 소속된 연구자 아니루드 샤르마는 인도 푸네에서 열린 MIT 디자인 및 혁신 워크샵[3]에 참가했다. 이 워크샵을 통해 샤르마는 촉각 피드백을 통해 터치의 느낌을 구현하는 햅틱 기능이 특징인 신발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이 시제품은 이후에 ‘르챌’이라는 이름으로 출시되었는데, 르챌을 출시한 그의 회사 Duchere는 “시각장애인을 위해 직관적이고 사용하기 쉬운 웨어러블 테크놀로지를 개발”하고자 하는 “스마트 풋웨어 회사”라고 한다.[4].

샤르마는 르챌을 “최초의 햅틱 신발”이라고 주장하며, 르챌을 첫 상품으로 출시한 Duchere를 “인도 최초의 “웨어러블 테크 스타트업”이라 소개하고 있다. 르챌이 해결한다고 주장하는 디자인 문제는, 알고보니, 시각장애인과 저시력인 들이 100년 넘게 길을 찾는 데 사용해 온 흰 지팡이였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샤르마는 이 도구가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다는 점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르챌을 소개하는 자체 웹사이트에 따르면,

시각장애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보조기기는 기술이 수세기에 걸쳐 장족의 발전을 이뤘음에도 100년이 넘도록 거의 변하지 않았다. 우리가 마주한 도전은, 해결하려 시도한 이가 드물었던 문제를 풀 수 있는 간단한 해결책을 찾는 것이었고, 우리는 그 답을 햅틱 또는 촉각 기술에서 찾았다 [5].

르챌의 마케팅 서사는 “해결하려는 시도가 드물었던 문제”가 실은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간과한다. 시각장애인과 저시력인들은 흰 지팡이가 믿음직하고 비용 대비 효과가 뛰어나며 필요를 충족하는 도구이기에 오랜 시간 지팡이를 사용해온 것이다. 시각장애인 기술자 알렉스 리가 썼듯, “과학자와 연구자들은 지팡이에 초음파 알람, 진동, GPS 기능을 적용해 향상시키려고 시도해왔다. 그러나 이 단순하기 짝이 없는 흰 지팡이를 개선하기란 어떤 면에서 불가능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6]. 르챌의 마케팅 서사는 흰지팡이를 사용하는 이들이 르챌의 디자이너가 모르는 지식을 갖추고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일축한다. 이미 존재하는 장애인 사용자들을 이렇게 평가절하하는 것이야 말로 장애 동글을 만들기 위한 필수요건이다. 장애인 당사자의 이야기를 듣고 난 이상, 당사자가 문제로 여기지도 않는 문제를 해결하려 들 수는 없을 테니까.

르챌이 런칭되고 몇 달 지나지 않아, 텍사스 주립대학교의 학생 몇몇이 “시각장애인이 지팡이를 사용할 필요를 없애줄”[6]. 햅틱 신발을 개발한 공로로 ABC 뉴스에 등장했다. 여기에서 장애 동글의 또 다른 특징이 드러난다. 장애 동글은 반복과 복제를 되풀이하면서 공동체의 상상력을 가두고, 같은 물건을 자꾸만 ‘최초’로 발명해 기시감을 불러일으킨다. ABC뉴스에서 “시각장애인 위한 진동 신발 발명한 학생들”을 소개한 시점에 르챌은 이미 숱한 미디어 보도로 회자되었다. 이 기기들이 독립적으로 발명되었다고 주장할 수도 있겠으나, 디자인이나 엔지니어링 학생들이 이미 폭넓게 미디어의 주목을 받은 아이디어를 차용한 뒤 고유한 혁신을 이뤄냈다고 주장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COVID-19 판데믹 초기에 스무 명이 넘는 사람(대개 학생)들이 투명 마스크를 ‘발명’했다고 주장했던 것도 이런 경우다. 투명 마스크가 실은 2002년부터 개발되었고 2018년부터 이미 상업적으로 판매되고 있었음에도 말이다.[7][8] .

이런 ‘최초’의 반복은 장애 동글의 주요 기능이 장애인들이 사용할, 또는 사용할 만한 보조 기기를 만드는 것과 무관함을 시사한다. 장애 동글은 오히려 스펙터클이자 상징으로 기능한다. 혁신을 이뤄낸 이는 기술 덕분에 일반화된 장애를 특정 스타일의 이미지로 구현하고, 이러한 이미지를 제작 및 극단적으로 가시화하는 퍼포머가 된다. 이 퍼포머는 명예를 얻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스펙터클은 디자인이 장애라는 문제를 끝내 해결한 기술-유토피아적인 미래, 그 우생학적 약속을 상징한다.

더욱이 장애 동글은 자체적으로 계속 사용자를 만들어냄으로서 시뮬라크룸으로서 기능한다. 2017년, “시각장애인 학생이 교실에서 쉽사리 이동할 수 있도록 도우라”는 과제를 내건 칼 립켄 시니어 STEM 챌린지에서 초등학생 세 명이 1등을 차지했다.[9].  이들의 우승작에서 시각장애인 학생은 디자인 과제를 위해 상상된 가상의 사용자였고, 이 대회를 다룬 뉴스 보도는 학생 한 명이 자신이 속한 팀의 우승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눈가리개를 한 모습을 담았다. 이 기구의 잠재적 사용자인 시각장애인들은 칼 립켄 시니어 재단이 우승자를 발표하는 트윗에서 이미지 대체 텍스트를 전혀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또 한번 주변화되었다[10] .

텍사스주립대 학생들이 개발한 햅틱 신발을 선보이는 자리에서도 학생 중 한 명이 눈가리개를 한 상태로 햅틱 신발을 소개했다.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학생은 “저 말고 다른 사람이 이 신발을 신게 되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장애인 사용자가 이렇게 ‘가상의 인물’으로나 존재함을 감안하면, 장애 동글이 실제로 상업적으로 유통되기 시작한 후 금세 판매 중단된다는 사실이 놀랍지 않다.

르챌은 이제 아마존[11]이나 베스트바이[12]에서 구매할 수 없는 제품이다. 아마존 상품페이지에 올라온 후기를 통해 어떤 이들이 이 상품을 구매했는지와 사용자 경험을 엿볼 수 있다. 상품 후기 중 7개에는 인증 표시가 없고, 이 중 6개는 르챌 외에는 다른 제품에 후기를 남긴 적이 없는 계정에서 작성되었다. 일곱번째 후기만이 다른 제품 하나를 평가한 적이 있는 계정에서 작성되었다. 그러나, 이 후기의 작성자는 르챌이 2016년 2월부터 선주문 가능했음에도 작성 시점인 2016년 11월 23일 기준 “약 1년간” 르챌을 사용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13].

인증되지 않은 후기와 평점 9개를 제외하면, 이 제품은 5점 만점에 2.5점을 받았다. 상품 후기 중 대부분은 편의성과 기능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짚는데, 후기 작성 당시 아직 베타 버전으로 제공되었던 내비게이션 기능에 특히 문제가 있었다고 말한다. 피닉스라는 한 사용자는 “몇 번씩 삽입물을 재설정했는데도 내비게이션 기능이 작동하지 않았다”고 썼다. 또 다른 작성자 paradonym은 “컨셉 자체는 좋고 경쟁자도 거의 없지만, 실제로 Ducere [sic] (또는 르챌)이 생각하는 타겟 사용자인 시각장애인이 사용할 수 있게 되기까지는 기나긴 여정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많은 리뷰어들은 이 제품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고, 다른 이들은 미래에 이 제품이 더 잘 작동하기를 희망했다. 전반적으로 보면, 이러한 리뷰들은 르챌이 공식적으로 상품화 된 이후에도 오랫동안 시제품 상태로 기능해왔다는 것을 시사한다.

장애 동글이 또 하나 등장할 때마다 버려지고 망가진 웹사이트와 미디어 보도가 그 흔적으로 남는다. ABC뉴스의 햅틱 신발 보도에는 “비디오 플랫폼” “비디오 관리” “비디오 솔루션” 그리고 “비디오 플레이어” 라는 태그가 붙어 있지만, 영상 플레이어가 있어야 할 자리에는 화질이 낮은 사진 한 장만 남아있을 뿐이다. 르챌 웹사이트 내 언론보도 페이지는 대부분 접속 오류 화면으로 이어진다[14].

버려진 기술이 문화에 남기는 흔적에 대해 사유하며, 이론가 마크 피셔는 이렇게 주장한다.

“21세기의 디지털 공간 속 막다른 길을 배회하는 것은 과거라기보다 20세기가 우리에게 기대하라 가르친 모든 잃어버린 미래들이다… 미래의 실종은 사회적 상상력의 방식 중 하나가 통째로 변질되었음을 의미했다.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와 근본적으로 다른 세계를 상상할 수 있는 능력 말이다.” (2012, 16)

장애 동글의 인공성은 근본적으로 유령의 것이다. 시제품으로서 장애 동글은 순수한 (상상적) 잠재력을 물질로 구현한다. 디지털 흔적의 집합으로서, 장애 동글은 그 잠재력의 방치와 변질을 구현한다. 그리고 반복과 복제를 되풀이하며, 장애 동글은 가상 상태, 즉 “실제가 아니면서 진짜이며, 추상적이지 않으면서 이상적인” 상태를 구현한다 (들뢰즈 1966,96에서 프루스트를 재인용).

들뢰즈는 “실제를 둘러싼” 가상체들이 “다른 가상체을 방출함으로써 끊임없이 스스로를 갱신하며, 그들 스스로도 가상체로 둘러싸이며 이들 새로운 가상체가 나아가 실제에 작용하게 된다… 모든 가상 입자는 가상의 우주로 스스로를 둘러싸고, 가상 우주마다 각각 무한히 이를 반복한다” (2002, pg. 148)고 말한다. 가상체가 이렇게 하는 것은, 그들은 실제의 허구적 판본이기에, 그들이 실제가 될 수 있는 방법은 그들간의 차이를 재생산하는 것이며, 이는 궁극적으로 시뮬라크룸을 만들어낸다. 이 체계의 본질적인 특징은 “사전적 정체성이나 내적 유사성”이 없다는 점이다. (1994, 299)

쉽게 말해, 장애 동글을 만드는 기획 과정은 성능이 좋든 나쁘든 보조 기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장애가 무엇인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만드는 것이다. 유용한 보조 기기를 만들지 못하는 것은, 장애 동글의 실제 목적이 그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패가 아니다. 장애를 가엾게 여기고 기술을 구세주로 재현하는 기술, 미디어, 문화적 개체 자체가 목적이다.

르챌이 상업적으로 실패했음에도 햅틱 신발와 장애인 사용자가 자꾸만 재발명되는 이유는 아마 이것이다. 2021년에 두 가지 새로운 햅틱 신발 기술이 등장했고, 양쪽 프로젝트 모두 상품화를 시도하고 있다. 2021년 봄, 오스트리아의 스타트업 Tec-Innovation은 Innomake라는 제품을 소개하며 상당히 주목받았는데, 이 시제품은 사용자의 신발에 설치된 초음파 센서를 이용해 장애물을 감지하고 촉각 또는 청각 신호 형태의 피드백을 제공하는 €3,200짜리 시스템이다. 6월에는 혼다에서 자사의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IGNITION에서 처음으로 도출된 프로젝트인 Ashirase라는 주식회사를 설립했다고 발표했다[15].  발표에 따르면, 아시라세는 사용자가 특정 경로를 앱에 미리 입력하면 진동 형식으로 피드백을 제공하는 “신발 속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개발하는 과정에 있다고 한다.

오스트리아의 기술 스타트업 Innomake 는 공동설립자 Kevin Pajestka의 이웃으로부터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파킨슨병이 있는 이 이웃은 “낮은 계단이나 튀어나온 보도블럭 정도로도 넘어졌다”고 한다.[16] Pajestka는 시력 저하를 스스로 경험한 바 있어서 이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진 Markus Raffer와 협력하게 되었다. Innomake의 홍보용 자료는 “개발 과정 전 단계에서” 장애인 당사자가 참여하고 있다고 강조한다.[17]

전 혼다 엔지니어인 치노 와타루는 시각장애인이 도시에서 걸을 때 얼마나 많은 장애물을 마주하는지 알게 되고 나서 “신발에 점자 정보를 심는” 일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18]. 그는 장모가 실족하여 강에 빠져 사망하는 일이 있고 난 후에 Ashirase, Inc.를 설립했다. 혼다 측의 보도자료에서는 아시라세 팀이 시각장애인이나 저시력자와 실시한 “발견 세션”이 언급된다.

위 두 가지 햅틱 신발은 앞선 제품들로부터 중요한 것을 배운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장애인들과 협업하면서, Innomake와 Ashirase는 장애 동글이 되는 것을 벗어나고자 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지만 “장애인을 위한” 디자인에서 “장애인과 함께” 디자인하는 것은 장애인 사용자를 가상의 기기를 정당화하는 위한 수사적 장치로 제한한다. 들뢰즈가 짚었듯이, 가상 이미지는 그것이 가리키는 실제와 교류하고 있다. 가상체는 “[실제를] 삼키고 그것을 그저 가상으로만 남겨”둠으로써 자신을 실현한다. 장애 동글이 만들어지는 되풀이 속에서, 기획자는 사전에 구상된 용례에 들어맞는 실제 장애인 사용자를 선택한다. 디자이너가 어떤 질문을 하고 어떤 통찰이 유의미한지를 결정한다. 이러한 유의미한 통찰을 제시하여 장애 동글은 스스로를 정당화한다. 동시에, 장애 동글은 자신이 인용한 장애인의 지식에 의문을 제기한다.  이러한 지식은 어떻게 사전에 정해진 모집 방식, 프로젝트 범위, 연구 질문이나 결론이 전제하는 사용자로 인해 형성되어 왔는가? 실제 장애인들의 경험을 가상이라는 필터로 걸러내면서, 장애 동글은 장애인의 경험 또한 가상의 것으로 만들어버린다.

장애를 정의하는 새로운, 다층적인 방식을 그리는 소논문에서 알렉스 하가드Alex Haagaard는 장애란 “사회에 피해를 끼친다고 간주되는 이들을 사회가 존재론적으로 부정하여 발생하는 상태”라 이해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2022, n.p.). 부정에는 여러 방식이 있는데, 규범에 부합하게 만들기, 투명한 존재로 만들기, 그리고 소멸시키기 등이 있으며, 이와 같이 누군가의 존재를 부정하고자 할 때 택할 수 있는 전략 중 하나가 장애 동글이다. 장애 동글은 가상, 또는 상상된 사용자를 위해 만들어진 ‘유령 같은 기술’을 반복해 만들어내면서, 비장애인들이 인터넷 상에서 소비하고 확산하는 이 가상의 사용자라는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재생산한다. 이러한 반복을 통해 아이디어는 강화되며 ‘진짜인 무언가로 만들어’지는데, 현실과 모방본 사이의 구분을 모호하게 하는 시뮬라크르를 우선시하여 현실과 모방본 양측을 파괴한다. 현실이 초현실로 대체되는 상황 속에서, 우리가 무언가를 알고 경험하는 방법은 전적으로 허구로 구성된다 (Baudrillard 1994, 1-7).

graphic representation of various disability dongles. Top Left stair climbing wheelchair. Top right "social emotion recognition" AR goggles. Bottom Left Sign language gloves. Bottom Right haptic shoes interfering with blind person's navigation.

다양한 장애 동글의 그래픽 표현. 저자에 의한 그래픽.

과대 평가

장애인을 부정하는 장애동글 테크놀로지가 어떻게 그렇게 많은 상을 받을 수 있었을까? 2021년, 유니레버는 “포괄적인 각도 Degree Inclusive”라는 이름의, “세계 최초로 다양한 장애인과 함께 만들어진 적응형 냄새제거제”를 출시했다 [19][20].” ​​Degree Inclusive는 상업적으로 유통되고 있지 않음에도 깐느 라이온스 국제 창의성 축제 [21]에서 열린 ‘혁신 그랑 프리’ 상을 수상했다. 이케아의 ThisAbles는 건강과 웰니스 부문의 그랑프리상을 수상했다 [22]. 그러나, ThisAbles를 기획하고 이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싸워온” McCann Tel Aviv 소속 장애인 카피라이터 엘다르 유수포브는 공로를 인정받지 못하고 사용자로서만 인식되었다  [23]. [23]. 또 다른 예시로는 최소한 지난 6년 동안 매해 장애 동글에 Mallot Innovation Award를 수여한 퍼듀 대학교를 들 수 있다 [24].

장애 동글이 상을 부르는 미끼이다보니, 패스트컴퍼니의 시니어 라이터인 마크 윌슨이 ‘마이클 그레이브스 건축 및 디자인’과 CVS의 협업 제품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이 뽑은 ‘올해의 제품’ 최종 후보 목록에 포함한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트윗: ‘올해의 제품’ 최종 후보 목록에서 1위는 바로 이 제품입니다. @CVSHealth와 @MGravesDesign의 핵심적인 협업 결과물이죠

https://twitter.com/alexhaagaard/status/1495396016719380487

그러나 Haagaard가 답했듯, “기사 헤더 이미지에 나온 제품 중 하나도 실제로 쓸 수 있는게 없다…ㅎㅎ”

흥미롭게도, 장애 동글들은 여전히 상을 타고 있지만 예전처럼 인터넷에서 빠르고 널리 확산되지는 않고 있다. 하가드의 트위터 스레드는 CVS와 마이클 그레이브스 간의 협업작에 대한 다른 여섯 개의 기사를 인용하는 다른 모든 트윗보다도 인게이지먼트 수가 높다.

3월 16일, 나는 #DisabilityDongle 해시태그가 #DisabilityDongle에 대한 칭찬 일색인 상황에서 어떻게 장애인 기술 비평가들의 목소리를 증폭시킬 수 있는지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포스팅된 지 2개월이 지난, 계단을 오르는 휠체어에 대한 트윗을 끌어올리는 트윗을 올렸더니, 기존에는 아무런 비판적인 대화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25] 다음날 일어났을 때 1천번 이상 인용트윗이 되어 있었을 뿐 아니라 많은 댓글이 달려 있었다. 그 중 하나는 작가 Ani Kayode Somtochukwu가 만든 밈이었는데, 계단 바로 옆에 경사로가 있다는 걸 가르키고 있다.

https://twitter.com/Kayode_ani/status/1504843676278734854

사진 내 텍스트:

A Ramp: 경사로

Machine Nobody Asked For: 그 누구도 만들어 달라 요청하지 않은 기계

#DisabilityDongle 기기, 주장, 그리고 미디어가 확산되는 방향을 바꾸어 놓음으로써 우리는 디자인이 장애와 관련된 프로젝트와 관계맺는 방식을 바꿀 수 있다.

권력

댓글란에 쓴 글이 장애 동글을 만든 이들의 반응을 얻는 경우는 드물다. 반응이 있다면 그것은 대체로 “피드백 감사합니다”라는 말이다. “피드백 감사합니다”는 우리가 제공한 지식이 어떻게 사용될지에 대해 우리에게 아무런 결정권이 없다는 신호다. 장애인 당사자의 전문성을 갖춘 비판을 “피드백”으로 치환하는 이 표현은 이케아의 ThisAbles 캠페인처럼 장애인을 사용자의 역할로 국한하고 장애인의 지식을 (전문적인) 디자인 차원의 상상력 아래에 위치시킨다. ‘피드백 감사합니다’는 ‘실은 당신들이 우리에게 감사해야 한다’고 상기시키려는, 위선적인 표현이다.

장애 동글을 개발하려는 학생들이 조언을 구해올 때, 나는 장애에 대한 사적인 경험을 나누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말하게 되었다. 스스로에 대한 민족지를 쓰는 사람으로서,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하지 않겠다고 선을 긋는 게 부자연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 선택은 전문가로 나를 대우하겠다고 하여 참여하게 되었으나 나중에는 내가 그저 ‘사용자’로 분류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관계적 역학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관계맺기를 걸러내는 데 있어 “피드백 감사합니다”는 제도권에 속한 이들이 인정하고 싶지 않아하는 권력 차이를 명확히 해주는 리트머스지다. 하이픈 [문장부호 “-”]도 같은 역할을 한다.

1964년, NCAA[미국, 캐나다, 푸에르토 리코에 위치한 대학 약 1,100개의 교내 스포츠를 총괄하는 비영리단체]는 운동선수로 활동하는 학생들에게 근로자 보상을 포함한 고용 조항을 적용하지 않기 위해 특별히 ‘학생-운동선수’ 라는 명칭을 만들었다. 수년간 장애를 디자인뿐만 아니라 스포츠라는 렌즈를 통해서도 분석해왔다보니, 이 명칭 속 하이픈은 나의 관심을 끌었다. ‘사용자-전문가’, ‘공동 제작자 co-creator’, 그리고 ‘공동 디자이너 co-designer’를 자주 언급하는 업계에서 일하면서, NCAA의 논리가 ‘~와 함께’ 디자인했다는 주장과 같은 방식으로 작동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이픈의 뒤에 나오는 이는 구조적으로 보상에서 제외된다.

하이픈이 들어간 역할명으로 전락한 사람들은 그들이 초대된 제도나 과정 바깥에 위치하곤 하기에 의사결정권이 없다. 하이픈 역할, 그리고 “피드백 고맙습니다”는 다양성을 포괄하고자 하는 디자인 내에 존재하는 크나큰 권력차를 드러낸다. 사용자는 사용되며 공동co- 뒤에 나오는 누군가는 착취될 뿐이다. 장애 동글을 장애인 당사자와 공동 제작했다는 주장이 장애의 기술-정치적 맥락을 잘 모르는 이들이 떠올리는 ‘공동’이 아닌 또 하나의 이유다.

인용 누락으로 인한 불의

2021년 말, 코넬의 HCI 연구소는 ACM ASSETS 학회[26] 와 연계하여 발표한 논문에서 “접근성 동글Accessbility Dongle” 이라는 개념을 활용했다. 나는 그런 표현을 들어본 적이 없었지만, 연구 결과를 요약하는 표에서 연구소가 접근성 동글을 장애 동글이라는 표현으로도 지칭했다는 것을 곧 알게 되었다. 장애 동글이라는 개념을 만든 나의 이름은 어디에도 언급되거나 인용되지 않았고, 나는 화가 났다. 이 논문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지원을 받았고, 마이크로소프트는 내가 장애 동글에 대해 지속해온 비판을 활용해 제품을 개선했음에도 나의 피드백에 대해 감사하다는 말조차 하지 않고 있다[27].

마이크로소프트는 장애 동글을 만들어내는 기업으로서 자주 비판의 대상이 되지만, HCI 연구소의 연구를 지원함으로써 장애 동글 비판자들과 동일선상에서 있는 듯한 입장을 취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이를 정치적 만회political recuperation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Downing et al., 2001). 내가 트위터에서 이 논문 내에 장애 동글 개념의 출처 인용이 없다는 점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자, 필자 중 두 명이 “이번 기회에는 인용하지 못해 유감이다”라는 개인 메세지를 보내왔다. 이에 회신하면서 나는 출처 표기가 누락됨으로서 어떤 피해가 발생했는지 설명했고, 이번 건을 시정하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정하고 이후에도 같은 일이 반복되는 걸 방지하고자 어떻게 이런 일이 생겼는지 물었다. 그리고 이 필자들로부터 답변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게 분명해진 시점에, 나는 학회 기획진 측에 이 논문을 발표에서 제외시켜달라고 요구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그러자 학회 후원기업의 CEO로부터 무엇을 원하는지 묻는 이메일이 왔다. 며칠 후, CEO가 공개 사과는 하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에 그것은 의미 없는 질문이었지만 말이다. 학회 발표용으로 통과된 논문 수정본을 나는 확인하지도 못했다. 수정본이 나에게 공유된 적도 없음에도 어느 연구 관계자가 나의 대리인을 자청해 내가 수정본에 동의했다고 답변했기 때문이다.

루아 윌리엄스의 용기있는 공개 서한[28] 이 아니었다면 나는 이 상황에 맞서 행동하기를 포기했을 것이다. 양심적으로 장애 동글 개념의 출처를 밝히라고 요구한 그 편지, 그리고 제도 내에서 취할 수 있는 권력을 활용해 나와 알렉스를 지지한 루아의 행동이 나로 하여금 이 글을 쓰게 만들었다. 알렉스와 나는 학교나 연구소와 같은 기관에 소속되어 있지 않기에, 루아가 아니었다면 달리 취할 수 있는 행동이 없었을 것이다.

트윗:

학계의 동료 여러분, 다시 한 번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학생”을 권력에 대한 분석 대상에서 제외하는 건 당신이 캠퍼스에 너무 오래 있었다는 뜻입니다. 교수로서 우리가 학생들에게 권력을 행사하나요? 그렇습니다. 학생들이 우리의 일터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인가요? 아닙니다. 학생들이 우리(중 일부)에게 권력을 행사하는 일이 있나요? 실은 그렇습니다.

흥미롭게도, 루아가 공식적으로 알렉스와 나에게 연락을 취하기 전, 루아의 공개서한에 서명한 연구자 한 명이 나에게 연락해 장애와 디자인에 대한 앤솔로지에 참여할 생각이 있는지 물었다. “장애 동글 개념을 인용하는 에세이가 워낙 많아서요”라고 하면서 말이다. 앤솔로지 기고자 간의 권력 차이로 인해 내가 불이익을 겪게 되지는 않을지 상의하는 과정에서, 몇 차례 연락을 주고받은 후 이 연구자는 제안을 철회했다.

“당신은 자기표현력이 뛰어나고 글에 힘이 있는 작가에요. 학술적인 글쓰기는 당신이 가진 활력을 없애버릴 거에요. 이렇게 중요한 주제에 대한 글이 밋밋해지는 걸 보고 싶지 않아요.”

‘장애 동글’이라는 용어의 톤이 학술적인 글에 어울리지 않는다면, 이 개념은 학자들 사이에서 왜 이렇게 인기있는 것일까? 나에게서 활력을 앗아가는 것이 있다면 장애 동글이 상품 제작 과정 외부인으로부터 지식을 추출한다는 나의 분석을 이제는 학자들이 추출하고 있다는 사실 뿐이다. 이 글이 발표된 후에, 나는 몇 년 전 장애 동글에 대해 급히 써서 [블로그 플랫폼] Medium에 올려둔 글을 고치려고 한다 [29]. 그 글은 바로 그 앤솔로지 저자와 코넬대 학생들, 그리고 그들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교수진이 나의 정당한 문의를 무시하면서도 궁극적으로 인용한 글이다. 블로그 글의 수정본은 이 글을 링크할 것이고, 따라서 나를 인용한 글은 내 글을 정의롭게 인용하지 못한 경우들 또한 나열하게 될 것이다.

인용을 통한 정의 실천

당사자로서 경험한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경험을 해본 것과 그 경험을 이해하는 것은 다르다. 알렉스 하가드와 루아 윌리엄스가 없었다면 나는 내 경험에 대해 지금과 같이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들로부터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었기에 나는 이 글을 쓰기로 했다. 이 글이 1인칭으로 쓰였으나 필자가 세 명으로 기재된 이유다.

편집자 덕분에 글을 쓰는 이가 주장을 언어화할 수 있게 될 때, 그 사람을 편집자라고만 부를 수 있을까? 편집자가 적당한 틀, 표현, 이론을 제안할 때 “맞아요, 그게 제가 말하고 싶었던 거에요”라고 말하기는 쉽다. 정의롭지 않은 인용을 경험해본 이후로, 나는 “맞아요, 바로 그거에요!”라고 또렷이 말하고자 힘껏 노력한다. 그리고 이 글에 기여한 편집자들은 정말 뚜렷한 “바로 그거에요!” 순간들을 만들어냈다. 작가 겸 편집자 니콜 밀러는 이 글의 필자로 기재되기를 사양했지만, 니콜이 이 글에 기여한 부분들은 감탄사를 불러일으킨다. 이 글에서 우리는 학계에서 인정받았는지와 무관하게 장애인 사상가의 관점을 중심에 두고, 학자와 개발자들이 그들이 만들어낸 결과물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인용함으로써 인용을 통해 정의를 실천한다.

그동안 장애 동글이라는 개념으로부터 도움을 받은 사람이라면, 이 글을 읽으며 느끼는 기쁨이나 방어적인 불쾌함을 지표로 삼아 스스로 어떻게 인용을 통한 정의를 실천하고 있는지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다.

 각주

[1] https://twitter.com/NYTHealth/status/1151536806808215552

[2]https://web.archive.org/web/20220413143949/https://www.cvshealth.com/news-and-insights/press-releases/cvs-pharmacy-develops-innovative-modern-line-of-home-health-care

[3]https://web.archive.org/web/20220413144408/https://www.media.mit.edu/events/media-lab-india-initiatives-design-innovation-workshop/

[4] https://web.archive.org/web/20220413144811/https://www.nsmedicaldevices.com/news/lechal-smart-footwear/

[5] https://web.archive.org/web/20220413145254/https://lechal.com/initiative.html

[6] https://wellcomecollection.org/articles/YY5pjBEAACYANLfm; https://web.archive.org/web/20220413145558/https://abcnews.go.com/blogs/technology/2011/09/students-invent-vibrating-shoe-for-the-blind

[7] https://twitter.com/elizejackson/status/1257792098255941633

[8] https://twitter.com/elizejackson/status/1257792098255941633

[9]  https://web.archive.org/web/20220413174546/https://www.pennlive.com/news/2018/02/melrose_school_student_scienti.html

[10] https://twitter.com/CalRipkenSrFdn/status/943149871351115777

[11] https://web.archive.org/web/20220413174926/https://www.amazon.com/Lechal-Navigation-Fitness-Tracking-Insoles/dp/B01GFWQQGS

[12] https://web.archive.org/web/20220413175253/https://www.bestbuy.com/site/lechal-smart-navigation-and-fitness-tracking-insoles-and-buckles-large-black-red/5707613.p?skuId=5707613

[13] https://web.archive.org/web/20220413175612/http://oimfashion.com/5-unique-gift-ideas-for-valentines-day/

[14] https://web.archive.org/web/20220413175851/https://lechal.com/press.html

[15]  https://web.archive.org/web/20220413180023/https://global.honda/newsroom/news/2021/c210611beng.html

[16] https://web.archive.org/web/20220413190836/https://www.f6s.com/markusraffer

[17] https://web.archive.org/web/20220413190935/https://www.tec-innovation.com/wp-content/uploads/2018/12/Broschuere-InnoMake_EN-1.pdf

[18]  https://web.archive.org/web/20220413191113/https://www.asahi.com/ajw/articles/14579853

[19] https://web.archive.org/web/20220413191308/https://www.unilever.com/news/news-search/2021/the-worlds-first-deodorant-designed-for-people-with-disabilities/

[20]  https://web.archive.org/web/20220413191423/https://www.wundermanthompson.com/work/degree-inclusive

[21]  https://web.archive.org/web/20210814132312/https://www.wundermanthompson.com/news/grand-prix-win-at-cannes-lions-2021

[22] https://web.archive.org/web/20220413191852/https://adage.com/article/special-report-cannes-lions/ikeas-thisables-wins-cannes-lions-grand-prix-health-and-wellness/2178341

[23]https://www.criticalaxis.org/critique/thisables/

[24] https://twitter.com/elizejackson/status/1472711071861555201

[25] https://twitter.com/elizejackson/status/1504203051103662095

[26] https://assets22.sigaccess.org/

[27] https://twitter.com/elizejackson/status/1466881000378716176

[28] https://twitter.com/FractalEcho/status/1450860710293123082

[29] https://eejackson.medium.com/a-community-response-to-a-disabilitydongle-d0a37703d7c2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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